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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엿보기

버르장머리 없는 국회의원 후보-박훈

선비(sunbee) 2012. 1. 5. 10:10

'창원을 지역구' 야권후보 블로그 인터뷰 두 번째 글입니다.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은 연설로 대중을 설득하고 국회에서 논리정연하게 대정부질문을 하여야 하므로 대개는 언어의 연금술사와 같은 말재간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 토론과정을 보니 손석형후보는 듣기에 따라서는 꼭지가 돌 정도로 두 후보가 인신공격을 함에도 얼굴 표정이나 말투에 흐트러짐이 없이 차분하게 자신의 입장을 잘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김창근후보는 자신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하였는데 그의 언변으로 보아서는 그가 중졸이라고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듯하였습니다. 그는 준비한 메모지 한 장 보지 않고서도 전혀 막힘이 없이 자신의 논리를 펴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가 노동운동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설전을 하며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여 왔는지를 충분히 실감나게 하였습니다.


 그에 반해 당연히 달변가일 것으로 예상했던 변호사 출신 박훈 후보는 완전 “아니올습니다.” 그 자체였습니다. 촌사람들은 말 잘하는 사람들을 보고 흔히 “그 사람 말하는 꼴 보니 변호사 뺨치겠네.”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이날 박훈 변호사는 출마의 변은 원고를 보며 읽었고,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면서도 엄청 버벅거렸습니다.

그는 두 후보에 비해 명문 고려대를 나왔고, 한다는 수재들도 쉽게 넘보지 못하는 사법고시까지 합격하였으니 그의 아이큐가 두 사람에 비해 떨어진다고는 결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그가 이번 토론회에서 보여준 말솜씨는 실망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앉아 있는 태도에 있어서도 두 후보는 자세를 바로 하여 흐트러짐이 없는데 박훈 후보는 비스듬히 앉아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진지한 모습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태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좌로부터 김훤주 기자, 손석형, 김창근, 박훈 후보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저 사람이 정말 국회의원 당선에 목적을 두고 나온 것인가, 아니면 이런 기회에 변호사 영업 광고를 하기 위해 나온 것인가?’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변호를 맡았던 해직교수 김명호의(안성기) 석궁사건을 영화화 한 ‘부러진 화살’의 제작 과정에 박준변호사(박원상) 모습을 가장 양아치다운 캐릭터로 그려 달라고 주문을 할 정도로 탈권위주의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편집국장이 국회에서 공중부양을 한 강기갑의원과 체류탄을 던진 김선동의원의 폭력적인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의 폭력은 폭력이 아니다. 다수의 폭력에 대항하는 방법에는 법으로 하는 방법과 주먹으로 하는 방법이 있는데 나는 변호사지만 법으로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국회의원이 되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폭력을 보여주겠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폭력을 보고 싶다면 나를 지지해달라.”고 하여 토론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그는 우리가 흔히 보는 정치인들의 가식적인 모습, 권위주의적 모습과는 거리가 먼 자유롭고 감성이 풍부한 영혼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분명 매력적인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시사회를 보고나서 나는 그의 탈권위주의적 사고에 호감을 가지고 블로그에 “노짱과 맞짱 떠는 박훈 변호사”라며 그를 칭송하는 글을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후보인터뷰 과정에서 그가 보여 준 태도는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왜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본인 역시도 남의 이목이나 분위기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좀은 유별난 개성을 가지고 있고 토론회나 회의석상에서 자신도 모르게 자세가 비스듬하고 팔짱을 끼고 상대방을 노려보는 버릇이 있어 주변으로부터 건방스럽게 보인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내 같은 사람이야 공직에 나아갈 일도 없고, 국민의 마음을 사는 정치인이 될 일도 없으니 관계없지만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의 환심을 사야 할 시점에 있는 선거후보자가 건방진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예사 일이 아닙니다.

자신의 신념을 확신하고, 뒤로 꾸릴 것이 없는 사람은 당당합니다. 스스로 당당하기에 남의 눈치를 살피거나 주변의 분위기에 압도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이런 사람들의 모습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눈에 벗어나 종종 미운털이 되기도 합니다.
국민이 어떤 존재입니까?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누구도 그의 앞에서는 무릎을 꿇어야하는 절대권력자입니다.  그는 누구보다 세심하게 사람을 볼 줄 알고, 무엇보다 자만심에 찬 인간은 가차없이 목을 치고 맙니다.
이런 권력자 앞에 나서면서 말투 하나, 자세 하나도 고치지 않고 면접시험을 치르겠다고 하는 태도는 건방을 넘어 오만이 도를 넘는다고 할 것입니다.

박훈 후보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내가 어디 내 욕심 채우려고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나, 다 당신들을 위해서 봉사하기 위해서 시간 쪼개서 돈 쓰 가며 후보에 나섰는데 당신들이 나의 이런 숭고한 뜻을 모르고 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당신들이 손해지. 이명박이 대통령 잘 못 뽑아서 지금 당신들이 당하는 꼴 좀 봐라.’라고 말입니다.

박훈 후보에게 권고합니다.
만에 하나라도 위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출마를 하였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깨끗이 후보사퇴를 하기 바랍니다.
예로부터 위굴이신(以屈爲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뜻을 세우기 위해 몸을 굽힐 줄 아는 것은 절대권력자 국민 앞에서의 예의이며,
부러진 화살과 굽은 화살로 과녁을 맞힐 수 없듯이 부러진 언어와 굽은 자세로는 유권자의 표심에 결코 다가설 수 없음을 헤아리기 바랍니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과 같은 개인 권력 앞에서 당당하지 못함은 비굴한 행위가 될 수도 있으나,
국민 앞에서는 아무리 손을 비비고 몸을 낮춰도 지나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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