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산

남과 여. 로망과 로맨스. 그리고 세컨하우스

남과 여. 로망과 로맨스. 그리고 세컨하우스 자세히보기

공무원 이야기/창원시정에 관한 이야기

창원시도시개발공사설립이 3개시 통합의 취지였던가?

선비(sunbee) 2011. 10. 4. 09:42

 창원시는 10월에 조례안을 상정하여 내년 1월부터 창원시도시개발공사를 출범하고, 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해야 하는 근거로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대충 이렇다.
 3개시가 통합되면서 각종 도시개발사업의 욕구는 증대한데 반해 당초 사업을 하기로 했던 LH나 경남도시발공사가 자체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사업을 미루거나 포기를 하므로 부득이 창원시가 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하여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LH나 경남도시발공사가 말하는 내부적인 사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유심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창원시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또한 바로 여기 있기 때문이다.
 LH나 경남도시발공사가 예전에 약속했던 사업을 포기하고 지지부진하고 있는 내부적인 사정은 다름 아닌 만성적인 적자경영으로 당장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사업은 국책사업 또는 균형발전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이상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LH나 경남도시발공사를 포함 모든 공기업이 적자경영을 면치 못하는데 창원시도시개발공사라고 적자경영을 어찌 면할 수 있겠는가?

 진해의 경제자유지역, 마산 교도소 주변의 서마산권 개발사업, 창원의 귀산지구 택지개발사업 등에 있어 수익성이 있었다면  LH나 경남도시발공사가 아무리 부채가 많다지만 부채를 갚기 위해서라도 수익사업을 시행하였을 것이다. 또한 이 사업장에서 수익성이 예상된다면 굳이 관 주도로 민자사업을 유치하고자 않더라도 민자사업자가 서로 사업을 하겠노라고 덤벼들었을 것이다. 즉, 이 사업들은 적자발생이 불을 보듯 뻔 한 것으로 LH나 경남도시발공사가 감당하지 못하는 적자사업을 창원시도시개발공사가 그 적자를 감당하겠다고 나서니 결국 그 적자는 누구더러 감당하라는 것이겠는가? 결국 그 적자는 고스란히 창원시민들의 세금으로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마창진 3개시를 통합하면서 통합의 이유로 내세운 취지를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통합의 이유 중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조직을 통합하여 경비를 절약하자는 것이었다. 한국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통합하여 LH가 발족된 이유도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데 통합창원시가 혹은 LH가 발족한 이후  지금까지 직원들을 구조조정 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고작 시장이 3명에서 1명으로, 사장이 2명에서 1명으로 준 것이 전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 LH가 감당도 못할 빚더미에 앉게 된 이유도 역설적으로 섣부른 인력구조조정이라는 말 때문이었다. 한국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통합하는 과정에 정부가 인력구조조정을 하여 경영개선을 하겠다고 발표를 하자 토지공사 주택공사 직원들은 각각 자신들의 감당하고 있는 업무가 없으면 해직될 것을 염려하여 마구잡이로 사업을 벌이다보니 부채만 늘린 꼴이 된 것이다. 
 주인이 따로 없고 국민의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공무원이나 정부투자기관의 조직을 구조조정 한다는 이야기는 처음부터 어불성설의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다. 고작 2~3년 임기의 임명직 사장이 그것도 정치권과 무관하지 않는 인물이 자신의 임기동안 누가 감히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려 하겠는가?

 창원시는 3개시가 통합되는 과정에 본청 내 조직편제만으로는 잉여인력을 해소하지 못해 도시개발사업소, 해양개발사업소 등을 포함한 8개의 사업소를 두어 기존의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창원시는 공청회나 토론회 과정에서 기존의 도시개발사업소에서 사업을 해도 될 것을 굳이 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해야 하느냐는 반대의 취지에 대해 공무원은 잦은 인사로 영속적인 업무수행이 곤란하므로 공사설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한바 있다.
  
 과거 창원시에서는 200만호주택건설 당시 `89년 반송까치아파트를 시작으로 시영아파트를 건설하면서 직원 1명이 담당하다가 사업량이 늘어나면서 1개의 전담계로 담당하다가  `93년부터 96년까지 2개과의 주택건설사업소를 두고 5천여세대의 아파트를 건설한 바 있다. 이 같은 사업규모는 동기간 경남도시개발공사의 사업규모를 훨씬 능가하는 규모였다.

 이와 같은 과거의 경험을 보드라도 지금의 각 사업소 기능을 조정하여 기존의 공무원 인력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32명의 인원으로 출발한다고 하는데 이 정도의 인원이면 인건비를 포함 조직운영비에 적어도 년간 20억원이 넘는 지출이 발생하고 이는 모두 시민의 세금으로 충당해야하는 것이다.

 3개시의 통합으로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은 하지 못할망정 또 다른 조직을 확장하여 시민의 혈세를 더 요구하는 행위는 통합의 취지를 역행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LH나 경남개발공사가 그러하듯이 공공성이나 사업성의 관점보다는 정치인들의 선거공약이나 단체장의 선심성행정의 뒤치다꺼리하다보면 공공성도 수익성도 없이 시민의 혈세만 낭비하는 조직을 위한 조직으로 존재하고 말 것이다.

 창원시 당국에 제안하고자 한다. 과거 창원시주택건설사업소가 행하였던 경험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마창진 3개 시민이 진정으로 통합에 거는 기대가 무엇이었던가를 진중하게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
 지금 창원시가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은 어차피 수익성보다는 공익성을 위한 사업이므로 공익을 가치로 근무하고 행정적 절차를 잘 익혀 온 공무원이 담당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공무원한테 부족한 경영마인드는 계약직 경영인 1~2명을 채용하여 보완하고 공무원의 잦은 인사이동의 부작용에 대서는 특정 프로젝터에 참여하는 공무원은 그 사업의 진행상황을 감안하여 보직순환을 절제하는 인사를 단행한다면 기존의 통합시 공무원 잉여인력만으로도 창원시민이 바라는 훌륭한 명품도시를 가꿀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