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산

남과 여. 로망과 로맨스. 그리고 세컨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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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3

세상에는 참 많은 세상이 있습니다.

우리는 TV를 보면서 아프리카나 인도네시아 정글 속에서 원시생활을 하는 종족의 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저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구나!’하며 신기한 눈으로 봅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사람들은 저녁 9시에는 KBS뉴스를 보고, 현대나 기아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타며, 삼성이 만든 핸드폰을 사용하며 그냥저냥 대동소이한 삶을 살아간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창의 산골마을에 들어와 두 달가량 살면서 느끼는 바로는 한 시대를 사는 대한민국 국민도 참으로 다른 세상들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도시세상과 농촌세상입니다. 오늘날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 중에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 없으며, 누구라도 이메일 주소 1개 이상은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이슈..

82살 노인의 거짓말과 바보 며느리.

12월 8일 창원에 갔다가 돌아오던 날 거창에 도착해 보니 눈이 많이 내려 내가 기거하는 용암마을까지는 버스가 운행하지를 않고 면소재지인 가북까지만 운행한다고 하였습니다. 거창읍내 버스정류장에서 이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난감해 하고 있는데 용암선원 바로 앞집 할아버지가 손에 붕대를 감고 나타났습니다. 그러자 팔에 깁스를 한 또 다른 할아버지와 서로 인사를 하며 서로 안부를 물었는데, 이웃마을에 사는 할아버지이고 제설작업을 하다가 미끄러져 팔이 부러졌고, 우리 동네 할아버지는 자식들 가는 길 확인하느라 나갔다가 미끄러져 손을 다쳤다는 것입니다. 내가 마을까지 가는 버스가 없다며 걱정을 하자 이웃동네 할아버지가 가조까지 가서 세 사람이 택시비를 공동 부담해 가자고 하여 그렇게 하였습니다. (가조는 거창군..

여자가 미용실 가는 이유와 남자가 머리를 깎는 이유

여자가 미용실 가는 이유와 남자가 머리를 깎는 이유.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가만히 보자면 여자들이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경우는 대체로 이런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거나 아니면 바람을 맞았거나, 또는 남편이 속을 썩여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머리카락을 지졌다 볶았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식이 애를 먹여서는 절대로 헤어스타일을 바꾸지 않는 점은 이상한 일입니다. 하지만 남자들의 경우는 연예인이 아닌 다음에야 그냥저냥 평생을 자기 스타일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는 지난 14일 몇십년 만에 헤어스타일을 파격적으로 바꿔 보았습니다. 삭발을 한 것입니다. 이 모습을 본 어머니는 “나이 들어 무슨 그런 짓을 하는고? 당장 모자라도 쓰고 다니게” 하며 못마땅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