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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아라홍련은 여인의 화생인가, 꽃의 화생인가?

선비(sunbee) 2016. 8. 5. 07:37

 

 지난 729 ~ 30일 경남도민일보의 해딴에가 주관하는 블로거 팸투어 일정으로 가야읍 아라홍련 시배지와 법수면 옥수홍련 테마파크를 갔었는데 꽃이 만발한 연늪에 서니 내가 마치 불국토에 들어선 듯 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연꽃하면 떠오르는 것이 불교와 연등입니다.

 내 기억으로 2천 년대 전만 하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실제 연꽃을 구경하기 쉽지 않았는데 언제 부턴가 연잎밥이 좋다, 연꽃차가 좋다하면서 연 재배가 유행처럼 번져 지금은 쉽게 연꽃을 접할 수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자라면서 실제 연꽃보다 사찰에서 문양으로 본 연꽃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사찰에서는 불·보살이 앉아 있는 연화좌(蓮華座)를 비롯해서 불전을 구성하는 불단과 천장, 문살, 공포, 공포벽 등은 물론이고 탑, 부도, 심지어는 기와에 이르기까지 연꽃이 장식되지 않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불교에서 연이 상징하는 바는 자성청정(自性淸淨), 불이(不二),화생(化生) 사상(思想)입니다.

 

 먼저 자성청정사상인데 인간은 본래 청정하고 지혜로운 본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어 수행하여 자성을 바로 알고 나면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고 그대로 청정하다고 합니다. 연 또한 더러운 진창에서 살지만 결코 진창에 물들지 않는 꽃을 피우니 연꽃은 자성청정 그 자체인 것입니다.

 

 

 다음은 불이(不二) 사상인데 절에 가다보면 불이문(不二門)라는 문이 보입니다. 흔히 듣는 말로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생(空卽是色)’이라는 말이 있는데 색과 공이 둘이 아니라는 하나라는 뜻이지요. 또한 불가에서는 내가 곧 부처요 부처가 곧 내라고도 하고 견성과 성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자기 성품을 바로 볼 줄 알면 그 자체가 바로 성불이라고 합니다. 연꽃이 다른 꽃들과 다른 점은 다른 꽃들은 꽃이 지고나면 열매가 맺는데 연꽃은 꽃과 열매가 함께 맺으니 견성과 성불을 함께 하는 셈이지요.

 

 

 

 끝으로 화생사상인데 나는 지금까지 왜 연꽃이 화생을 상징한다고 하는지 납득할 만한 근거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의문이 이번 팸투어에서 700년 전 타임머신을 타고 온 아라홍련을 보고서야 비로소 풀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불교의 연화화생사상(蓮華化生思想)에 관한 이야기를 보겠습니다.

연꽃은 불교가 성립되기 이전 고대 인도 브라만교의 신비적 상징주의 가운데 혼돈의 물 밑에 잠자는 영원한 정령 나라야나(Nārāyana)의 배꼽에서 연꽃이 솟아났다는 내용의 신화가 있습니다. 이로부터 연꽃을 우주 창조와 생성의 의미를 지닌 꽃으로 믿는 세계연화사상(世界蓮華思想)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세계연화사상은 불교에서 부처의 지혜를 믿는 사람이 서방정토에 왕생할 때 연꽃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는 연화화생(蓮華化生)의 의미로 연결됩니다.

석가모니가 마야부인의 겨드랑이에서 태어나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을 때 그 발자국마다 연꽃이 피어났다고 함은 연꽃이 곧 화생의 상징임을 뜻합니다. 사찰 벽화나 불단 장식 중에서 동자가 연꽃 위에 앉아 있거나 연밭에서 놀고 있는 모습 역시 연꽃이 화생의 상징임을 묘사한 것이라 합니다.

그리고 연꽃하면 연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48일 설가탄신일에는 무명으로 가득 찬 어두운 마음이 부처님의 지혜처럼 밝아지고 따뜻한 마음이 불빛처럼 퍼져나가 온 세상이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로 충만토록 해 달라는 염원으로 연등을 밝힙니다.

 

이 사진은 네이버에서...

 

 연등에 관한 고사로 "빈자일등(貧者一燈)"이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 난다라고 하는 가난한 여인이 있었는데 이 여인은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분을 위하여 등불공양을 올리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습니다. 종일토록 구걸을 하러 다녀 얻은 것은 것이라고는 겨우 동전 두 닢뿐이었습니다. 이 여인은 동전 두 닢으로 등과 기름을 사고 부처님 지나갈 길목에다 작은 등불을 밝히고는 간절히 기원했습니다.

 "부처님, 저에게는 아무것도 공양할 것이 없습니다. 비록 이렇게 보잘 것 없지만 등불 하나를 밝혀 부처님의 크신 덕을 기리오니 이 등을 켠 공덕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저도 다음 세상에 태어나 성불하게 해주십시오."

밤이 깊어가고 세찬 바람이 불어 사람들이 밝힌 등이 하나 둘 꺼져 버렸습니다. 왕과 귀족들이 밝힌 호화로운 등도 예외일 수 없이 꺼져 갔습니다. 그러나 이 여인의 등불만은 꺼질 줄을 몰랐습니다. 밤이 이슥해지자 부처님의 제자 아난은 이 등불에 다가가 옷깃을 흔들어 불을 끄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등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오히려 더 밝게 세상을 비추었습니다. 그 때 등 뒤에서 바라보고 있던 부처님께서 조용히 말하였습니다.

 "아난아! 부질없이 애쓰지 마라. 그 등은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한 여인이 큰 서원과 정성으로 켠 등불이니 결코 꺼지지 않으리라. 그 여인은 이 공덕으로 앞으로 30겁 뒤에 반드시 성불하여 수미등광여래가 되리라."고 했습니다.

 

 

꽃이 핌과 동시 열매가 맺고

또한 씨앗 속에 새순이 이미 만들어져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아라홍련에 대해 검색하니 이렇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700년 잠에서 깬 아라홍련

함안군 가야읍 고분길 함안박물관에는 여느 박물관과는 달리 곳곳에 연꽃이 피어있다. 700년 잠에서 깨어나 꽃을 피우는 아라홍련이다. 목간(木簡)의 보고인 함안 성산산성에서 20095월 또 다른 귀중한 유물이 출토됐다. 바로 연씨 10알이다. 2개를 대전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보내 방사성 탄소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 한 알은 650년 전, 다른 한 알은 760년 전으로 각각 밝혀져 통상 700년 전 고려시대의 연꽃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여덟개 알을 심은 결과, 그중 3알이 싹을 틔웠고 다음해인 20107700년 만에 처음으로 꽃을 피웠다. 아라홍련은 고려시대의 불화에서 볼 수 있는 꽃잎이 길고 색깔이 엷은 선홍색 꽃이다. 꽃잎을 오무렸다가 다시 펼칠 때마다 색깔이 점점 엷어져 나중에는 꽃잎 끝에만 진한 선홍색이 남는 것이 특징이다. 꽃잎뿌리의 새하얀 색깔이 꽃잎을 따라 점점 선홍색을 더해가는 데다 긴 꽃잎의 수수하면서도 우아한 형태가 지금의 연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700년의 잠에서 깬 아라홍련과 마찬가지로 1951년 일본에서도 2천 년이 넘은 연씨로 발아시켜 꽃을 피운 적이 있으며 연씨는 만 년을 넘긴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700년 잠에서 깬 아라홍련은 단순히 한낱 연의 씨앗이 아니라 석가모니 부처님께 등불을 공양한 여인 난다의 화생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자 무식꾼으로 나무장사를 하다 법을 깨달은 6조혜능선사가 5조홍인선사에게 바친 게송 하나를 여러분께 공양 올리면서 글을 마칩니다.

 

보리본무수 菩提本無樹, 명경역비대 明鏡亦非臺,

불성상청정 佛性商淸靜, 하처유진애 何處有塵埃.

 

보리수에 본래 나무가 없으며맑은 경대에 역시 대가 없으며,

불성 또한 항시 청정하거늘,  어디에 티끌과 먼지가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