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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김정은의 무기와 박근혜의 흉기 중 어느것이 위험?

선비(sunbee) 2015. 10. 13. 21:01

 지금 ‘세계에서 가장 골치 아픈 인물’하고 꼽으라고 하면 그 중의 하나가 아마도 북한의 김정은일 것입니다. 김정은이 골치 아픈 이유는 단 하나, 핵무기를 가졌다는 점입니다.
 북한의 혈맹이라는 중국마저도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는 것은 절대반대 입장에 있습니다. 세계의 초강대국 미국과 중국이 북태평양 구석에 한 점의 점처럼 보이는 작은 국가 북한에 이토록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핵’이라는 물건이 지닌 위험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13일부터 16일까지 미국을 방문하여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다룰 의제 중 가장 중요한 의제가 지난 9월2일 한중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역시 북한의 핵 문제일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을 저지하는 데에 대해서는 국가의 명운을 걸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북한의 핵에 대해서는 그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정작 우리네 울타리 안에 쌓여만 가고 있는 핵에 대해서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당국도 그렇고 국민들도 전혀 염려를 하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당국자들은 말합니다. ‘북한이 개발하는 핵은 무기로 개발하는 것이므로 위험하고, 우리가 개발하는 핵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원자력발전설비이므로 안전하다’고 말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그 답은 2011년 이웃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이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혹자들은 “일본은 지진이 많아서 위험하지만 우리나라는 지진이 없어서 별 걱정 안 해도 된다.”라고 할 것입니다만 내가 보기로는 천만에 만만에 콩떡이이올시다입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수천 년 동안 지진이랑 싸워오면서 지진에 견디는 건축과 토목기술을 익혀왔었고 그런 건축, 토목기술로 건물과 도시를 건설하였기에  엄청난 강도의 지진에도 불구하고 건물붕괴로 발생한 인명사고는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네팔의 경우는 60만 채의 건물이 붕괴되는 바람에 2만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이런 건축, 토목기술의 강국이었기에 지진으로부터의 붕괴는 막았지만 예상치 못한 쓰나미에 밀려들어간 바닷물에 의한 폭발은 어쩌지를 못했습니다.

 

 

 

 

 그럼 우리나라의 원전발전소는 어떨까요?
 2013년 원전비리사건 수사에서 드러났듯이 수만 가지 공정에 들어가는 부품을 불량부품을 사용하고 지네들끼리 쉬쉬하며 눈감아주는 식으로 부실공사를 한 원자력발전소가 과연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얼마 전에는 한수원의 설비도면이 해킹당해 누출된 사례도 있는 만큼 외부 세력이 해킹으로 원전을 폭파시킬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난 11일 갱블 회원들과 함께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환경감시선 레인보우 워리어호(Rainbow Warrior)에 가 보았습니다.
 이번에 그린피스가 한국에 온 가장 큰 이유는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을 반대하는 캠패인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날 숀 버니(Shaun Burnie)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원전전문가는 "한국정부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교훈을 무시하고 있으며 한국 원전 정책은 미친 짓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린피스에서 신고리 원전 5,6호기를 절대 건설해서는 안된다고 이유는 이렇습니다.

1. 후쿠시마 원전의 안전사고에 대한 예언의 적중.
 그린피스는 1999년 후쿠시마 원전 앞 해상에서 원전 반대  시위 캠페인을 했는데 이때 일본정부는 “원전사고는 없다.”고 호언장담을 했는데 웬걸 12년이 지난 후 터지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일본인들은 우리가 보기로는 답답하리만큼 원칙에 충실하고 자기 임무에는 목숨을 거는 책임감을 가진 인간들입니다. 그런 일본인들도 지키지 못한 원전의 안전을 온갖 비리로 할 짓 못할 짓을 구분하지 않는 대한민국 대표 비리집단 한수원 직원들이 우리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까요?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당시 간 나오토 수상이 이전에는 원전에 찬성했다가 지금은 탈핵 전문가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간 나오토 수상이 이렇게 변한 것은 일본 에너지위원회로부터 보고서를 받아보고서였다고 합니다.
일본 에너지위원회의 보고서는 “경우에 따라서는 가동 중인 원전에서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상황을 막을 수 없고 핵연료 저장소까지 문제가 발생될 것으로 보며, 이 경우 원전에서 최소 170~250km 지역을 대피구역으로 설정해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보고서를 본 간 나오토 수상은 ‘원자력 발전은 전기를 생산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일 뿐인데 이런 방법상의 문제를 가지고 일본 전체를 재앙에 빠뜨릴 수 없다’라고 판단하고 원전반대 운동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2015년 지금 그린피스가 신고리 원전을 향해 하는 예언이 12년 뒤 후쿠시마와 같이 적중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겠습니까?

 

-그린피스가 지금 한국의 바다에서 주장하는 바는 원자력발전 말고 딴 거 하자는 것입니다.

- 피터 윌콕스(Peter Henry Willcox) 선장은 1999년 후쿠시마 원전 시위 당시 직접 시위애 참여했다고 합니다.

 "딴거하자"는 티를 입은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2. 고리에 비하면 후쿠시마는 새발에 피도 안 되는 재앙.
 원전사고 후 재난대피구역 반경 30Km안에 사는 인구가 후쿠시마는 17만에 불과한데 고리원전 주변에는 무려 340만의 인구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후쿠시마 주변에는 산업시설이 별로 없지만 고리 주변에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울산석유화학단지와 같은 국가 기간산업들이 있어 한국경제 전체가 마비되는 것입니다.
 더욱더 심각한 것은 세계 여러 나라에 원전이 있지만 원전사고 시 연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원전을 분산하여 건립하는데 우리나라는 몇몇 곳에 집단화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고리의 경우 5,6호기가 건설되면 세계에서 가장 큰 원전단지가 되는 것입니다.
 인구 17만에 3기의 원전이 있는 후쿠시마와 인구 340만에 8기의 원전이 있는 고리원전, 이래도 편안히 잠 잘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 전 국민이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향해 핵무기를 포기하라고 있는 힘을 다해 목에 핏대를 세웁니다. 그러면서도 어마어마한 재앙을 불러올 핵 흉기가 자기 머리맡에 쌓여간다는 사실은 정작 모르고 지낸다는 것입니다.
 로켓 탄두에 장착된 작디작은 핵무기에는 겁을 내면서 콘크리트 껍데기에 둘러싸인  엄청난 핵흉기에는 겁을 내지 않는 우리 국민들은 도대체 어떤 국민일까요?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노랫말마따나  참으로 요지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