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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엿보기

홍준표, 박근혜, 문재인의 삼각관계

선비(sunbee) 2017. 5. 8. 08:00

  이번 19대 대통령선거과정을 통해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보면 참으로 기기묘묘하고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음에 경탄을 금할 수 없다.
 홍준표와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이 진짜보수라며 국회에서 자신들의 투표로 인정하고 헌법재판소가 전원일치로 판결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지금에 와서 부정하고 있다. 삼권분립의 민주공화국에서 대통령 권력을 견제하는 두 헌법기관이 모두 인정한 사안을 두고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한다면 그럼 대통령을 심판할 수 있는 이는 과연 누구냐고 그들에게 묻고 싶다.

 

-사진은 네이버 이미지에서-


 오늘의 박근혜 전대통령과 대한민국의 재앙은 사실 오래전부터 예견되었던 일이다. 최순실 국정논란 사건 이후 17대 대통령후보 경선 때  이명박 캠프에서 상대후보 검정을 담당했던 정두언과 다수의 새누리당 의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정상적이라고는 볼 수 없는 박근혜의 특이한 행태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하지만 권력을 뺏기고 싶지 않은 욕심에 그냥 눈감고 지나친 그들의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다시 말해 오늘날 최순실과 박근혜의 국정농단사태에 대해 새누리당에 속했던 의원들은 입이 열 개라도 말할 자격이 없다.
 그럼에도 선거과정이 진행되면서 초반에는 박근혜의 그늘에서는 도저히 대선을 치를 수도 없고 친박들과는 한 솥밥을 먹을 수 없다며 그들을 내쫓고 문패를 바꿔단 무리가 있는가 하면, 문패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집을 뛰쳐나가 새로이 집을 짓고 다른 문패를 단 무리 둘로 나누어졌다. 그런데 후반에 접어들면서 홍준표 지지율이 좀 오르자 불과 100일 남짓 전에 쪽 팔린다고 잘라냈던 친박들과 가출했던 줏대 없는 인물들이 다시 박근혜 탄핵을 가타부타하면서 도로 뭉쳤다.

 

 

-사진은 네이버 이미지에서-

 

  이 과정에서 겉으로 보기로는 홍준표는 박근혜를 되게 위하고 흩어진 보수를 다시 결집시키는 대단한 역할을 한것 같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 반대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여소야대가 아닌 여대야소의 조건에 있었다면 과연 그 실체가 드러날 수 있었을까?
  내가 보기로는 ‘천만에 만만에 콩떡이올시다.’이다. 그 이유를 정윤회 사건이 너무나 잘 대변해준다. 정윤회 문서 유출사건이 터졌을 때 문서유출 죄는 온데간데없고 그 사실을 발설한 사람들만 죄를 뒤집어쓰고 말았다. 즉 도둑을 보고 ‘도둑이야!’라고 고함지르자 도둑은 잡지 않고 고함지른 자만 고성방가 죄로 처벌을 받은 꼴이다.

 

 만일 여소야대의 국회의 힘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면 최순실의 국정농단사태도 새누리당은 쪽수로 이 사태를 덮으려 했을 것이고, 언론들도 눈치가 보여 감히 입을 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여소야대의 총선결과가 박근혜를 탄핵한 동력이 되었으며, 총선을 망치는데 기여를 한 사람들이 누구인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다름 아닌 소위 참박입네 진박입네 하던 박근혜의 가신들과 그리고 홍준표 경남도지사이다.
 홍준표는 진주의료원 폐쇄와 무상급식 중단으로 새누리당 꽃밭이나 진배없는 경남에서 민주당이 선전을 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 따라서 홍준표는 가신그룹과 함께 박근혜 탄핵에 기여한 일등공신 중의 한 사람이 다.

 나아가서는 ‘종북좌파 문재인이 대통령되면 절대 안 된다.’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문재인을 잡아먹을 듯이 하는데 그동안 흘러온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보면 문재인을 거의 따라잡을 뻔한 안철수의 표를 홍준표가 갉아먹음으로서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이 된 셈이다.

 

-사진은 네이버 이미지에서-

 

 홍준표는 박근혜 때문에 상실감에 빠진 보수 세력들을 결집하느라고 때로는 지역감정을 건드리기도 하고 때로는 안보불안을 부추기기도 하면서 온갖 막말로 자기편 유권자들에게는 사이다 역할을 하고 나머지 국민들에게는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있는데 그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영남권에 유난을 떨며 홍준표를 지지하는 극성스런 유권자들이 다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드러나지 않는 보수 쪽 유권자들의 표심은 오히려 유승민에게로 흐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며칠 전 형제들과 조카들과 함께 식사자리에서 사전투표 이야기를 했는데 8명 중 유승민 4, 문재인 3, 홍준표 1표를 찍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적잖이 놀랐다.
 유승민을 찍은 이유에 대해 누구는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사람은 싫고 그렇다고 막말하는 홍준표를 찍을 수도 없어서이고, 누구는 세력이 없다고 돌아가는 철새정치인을 보고 유승민이 불쌍해서이고, 누구는 홍준표와 같은 극우보수를 없애려면 진보세력과 싸움을 붙이기보다는 보수와 보수간 싸움을 붙여 이이제이를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카톡이나 전화로 홍준표를 찍어달라는 말은 많으나 홍준표를 찍었다는 말은 적으니 이 어찌된 영문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