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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악명 높은 선거관리위원회가 농어민을 살린다.

선비(sunbee) 2014. 3. 10. 08:00

 지난 2월 20일 경남선거관리위원회에서 블로거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대체로 공무원들은 블로거들의 접근을 꺼려하는 편인데 경남선거관리위원회가 블로거들을 스스로 초청하여 자신들을 소개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이례적이고 혁신적인 일대 사건이라  나는 내심 궁금하였습니다.
 나는 속으로 “햐! 공돌이 중에 블로거를 불러서 자기들 업무를 광고를 할 정도의 마인드를 가진 인물이 있다니 헐~” 하였습니다.
 그런데 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금까지 해온 역할에 대한 설명을 듣고서야 선거관리위원회의 역사가 개혁과 진보 그 자체였음을 알게 되었고, 그런 개혁과 진보적인 기본 마인드가 있었기에 이런 파격적인 간담회를 할 수 있었음을 알게 했습니다.

 

1. 달라진 선거판 배경에 선거관리위원회가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일반 시민들의 일상과 직결되는 민원업무를 다루지 않으므로 사실 일반 시민들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이날 선거관리위원회의 설명을 듣고서야 선거관리위원회가 과거 50년 동안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많은 변화를 주었으며, 그리고 지금도 국민들의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과거를 되돌아보면 1980년대만 하드라도 국회의원선거 때만 되면 밥그릇, 막걸리, 돈봉투 등이 공공연히 나돌고, 공무원들은 담당구역을 맡아 투표자들의 성향을 조사하여 여당은 ㅇ표, 야당은 ×표, 중도는 ⧍표로 표기하여 여당 후보에게 갖다 바칠 정도로 금품과 공권력이 난무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유권자가 있으면 공무원들이 대신하여 여당후보에게 무더기로 투표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토록 금권선거가 판치는 세상에서 후보자로부터 아무것도 받아보지도 못하고 관광버스 한 번 타보지 못한 사람은 팔불출로 취급받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밥 한 그릇, 커피 한잔만 얻어먹어도 50배를 게워내야 하므로 그런 짓은 꿈도 꿀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지금에 그 시절을 되돌아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2.선거관리위원회는 사회를 깨끗하게 하는 진공청소기 
 사람들은 쉬운 말로 후보자들이 실컷 돈 쓰게 하고 우리는 받아먹고 표만 바로 찍으면 되지 않느냐고 농 삼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엄청난 돈을 쓰고 당선된 공직자들이 과연 본전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돈을 쓰고 당선된 정치인들은 온갖 수단과 방법으로 이권에 개입하여 본전을 찾으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온갖 불량제품이 군수물자 또는 조달물자로 납품되고, 자질이 없는 사람들이 공직의 요직에 앉아 국민들을 괴롭히고, 국민세금을 자기 용돈이나 되는 것처럼 흥청망청 살림을 살아 국가재정을 도탄에 빠지게 합니다.

  나라살림을 맡는 공직자로 어떤 사람을, 어떻게 뽑느냐 하는 선거는 공정하고 깨끗한 사회로 나아가는 시발점인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선거관리위원회야말로 우리 사회를 깨끗한 사회로 만들어 가는 진공청소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3. 내년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
 사실 요즘 선거판을 보면 선거관리위원회가 관여하는 정치인 선거에서는 잡음이 별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독 농협이나 수협의 조합장 선거에서는 아직도 금품이 오가는 혼탁한 선거가 비일비재하며, 그러다보니 수갑 차고  잡혀가는 조합장에 대한 뉴스를 종종 보기도 합니다.

 

 내가 사는 동네는 바다를 끼고 있어 주민들은 농협과 수협 양쪽에 가입하고 있는데 조합장 또는 이사를 뽑는 선거 때만 되면 여기저기서 술판이고 돈봉투가 오가는 이야기가 허다하게 들립니다.
 선거판이 이렇다보니 단위농협이나 수협의 경영상태가 제대로 될 리가 만무한 것이죠.
 내가 듣기로 우리지역의 ㅇㅇ수협은 어민들이 출자한 자본금을 모두 까먹은 지 오래라 합니다. 한마디로 깡통조합인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금까지 단위 농협과 수협별로 치르던 조합장선거를 내년에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주관 하에 전국적으로 동시에 치른다고 합니다.

 

4. 경남선거관리위원회가 악명을 날려야 농어민이 산다.

  나는 블로거 간담회 자리에서 경남선거관리위원회 공직자들에게 이런 주문을 하였습니다.
 “내년도 조합장 선거에서 당선 조합장 절반을 날려버린다고 생각하고 철두철미하게 부정선거를 감시해 달라. 경남선거관리위원회가 전국에서 조합장을 가장 많이 날린 악명 높은 기관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내가 이런 주문을 한 까닭은 내년에 있을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조합임원들끼리 편 가르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내년 동시선거에서도 지금까지의 관행이 크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농민과 어민들의 살림살이가 하루 빨리 나아지느냐 않느냐의 문제가 선거관리위원회의 손에 달려있고, 경남선거관리위원회의 악명지수와 경남의 농어민의 행복지수는 비례한다 할 것입니다.


 경남선거관리위원회의 공직자들에게 간절히 바라건대 어려운 농어민을 위하여 내년 조합장 동시선거에서 스스로 악역을 멋지게 수행해 주었으면 합니다.

“경남선거관리위원회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