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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이야기

매력적인 창원시 공무원.

선비(sunbee) 2011. 12. 8. 15:26


매력적인 창원시 공무원.

 남성이 여성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는 모습의 하나가 일을 하다 땀을 흘리며 넥타이를 풀어 제치는 장면이라고 합니다. 여자들은 그 때 나는 남자의 땀 냄새는 향수보다 더 섹시하다고까지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나 연속극에서 흔히 연출되는 장면 중의 하나가 이 장면이지 않나 싶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은 비록 여성이 남성을 보는 시각에서 뿐만 아니라 누가 보아도 그 모습은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아름다운 사람의 향기를 한번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진난 해 봄이었던가 우리 동네 삼귀동주민센터에 마을문고 책을 빌리러 갔는데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공무원이 컴퓨터 2대를 해체해 놓고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컴퓨터 2대가 고장이 났는데 버리기가 아까워 양쪽 컴퓨터에서 쓸 수 있는 부속품만 골라 조립하여  재활용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일반 사기업 같으면 모르지만 공무원들은 예산 신청만 하면 얼마든지 새것으로 사 주는데 그는 굳이 그 짓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 초 웅남동사무소에 민원서류를 발급 받으러 갔는데 그 공무원은 톱과 망치, 그리고 각목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어 내가 “뭣 만들려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꽃길 가꾸기 화분대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가 부지런한 공무원인 줄은 예전부터 알고 있긴 하였지만 이 정도 자신의 일에 적극적인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 후 며칠 전 웅남동사무소에 가는 길에 우연히 동사무소 옆 하천가 길이 예쁘게 단장되어 있어서 유심히 보니 아니 이게 왠일입니까?
그냥 꽃만 있는 것이 아니고 물항아리에는 물이 졸졸 흐르고 그 속에는 부래옥잠이 떠 있고 금붕어가 놀고 있었습니다. 나는 문뜩 년 초에 톱과 망치를 들고 있던 그 공무원이 기억에 떠올라 그를 만났더니 금년 마을가꾸기 사업으로 주민들과 함께 만든 작품이라 하였습니다.


 

                                    물항아리는 사시사철 하천수가 떨어지고 있다.


  그 공무원은 웅남동사무소에 근무하는 강윤일 주무관입니다.
 그가 만든 이 사업에는 그냥 지나치기에는 심상찮은 아이디어와 정성들이 담겨져 있어 소개를 하겠습니다.

 첫째, 화분에 물을 공급함에 있어 보통의 공무원들 같으면 그냥 쉬운 방법으로 수돗물을 사용하거나 동력 펌프를 사용하는 방법을 택했을 텐데 그는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연의 하천수를 이용하여 물을 사시사철 공급하는 친환경적 물 공급방법을 선택한 것입니다.








 양곡천 바닥에 있는 집수정  모습.








둘째, 하천 바닥에 호스를 묻고 경사를 이용 자연수압으로 물을 공급하는 것이 보기에는 간단한 것 같지만   무동력으로 호스에 물이 흐르게 하려면 하부에서 빨아 당기는 힘이 있어야 하는데 호스 중간에 공기가 차 있으면 빨아 당기는 힘이 부족하여 물이 흐르지 않습니다.

 그는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그 원리를 깨달아 중간중간에 드레인밸브를 달아 공기를 뺄 수 있도록 하였고, 또 비가 오는 때면 하천에 흐르는 흙탕물이 호스로 들어가 호스가 막히는 현상을 발견하고는 흙탕물을 제거하는 드레인밸브를 요소요소에 설치하기도 하였습니다.


                                                   드레인밸브 모습


 셋째, 이 사업을 함에 있어 최대한 예산을 아끼기도 하고 주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노력한 점입니다. 마을가꾸기 사업은 비단 웅남동사무소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고 전국적으로 하는 사업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에서는 큰 덩어리는 시공업체에 도급을 주고 극히 일부만 관변단체를 중심으로 몇몇 주민들이 참여하여 사진이나 한 장 찍는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웅남동사무소에서는 순수 자재만 예산으로 구입하고 모든 것을 주민들 손으로 손수 제작하고 만들었습니다.

화분은 꽃과 화분은 예산으로 구입하고 꽃을 심고 설치하는 작업은 학생들과 주민들이 하였고 화분에는 꽃을 심은 어린이들의 명패를 모두 부착하여 어린이들로 하여금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  

 

 



 화분대는 방부목으로 만들었는데  강윤일씨가 손수 1개를 제작해 보고 이를 샘플로 하여 양곡의 맥가이버라 별명이 붙은 박종효씨가 제작.

 





    



이 물레방아는 누군가 버린 것을 주워다가 보수하여 설치.








 강윤일 주무관은 자신은 혼신을 다해 한다고 했는데 일부 사람들은 무엇이 잘못 되었다는 둥 하면서 핀잔을 주기도 하고 물 항아리에 든 금붕어를 가져가기도 하는 등으로 자신이 생각한 기대에 50%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는 푸념을 하여 나는 “만 사람을 상대로 일을 하는 공무원이 하는 일에 어찌 100% 만족이 있겠나? 50%정도 만족한 일이면 크게 성공한 것이니 너무 괘념치 말라”며  위로를 하였습니다.

                                       현장을 설명해 주는 매력적인 공무원 강윤일 주무관.

 그리고 나는 내가 사는 마을의 작은 하천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생태하천으로 만들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하였더니 강윤일 주무관은 웅남동에 너무 오래 근무하였으니 이제 다른 곳으로 가야하지 않겠냐며 조용히 웃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5년 넘게 웅남동에 근무하였으니 공무원들의 인시이동 관행으로 본다면 이제 그가 갈 때도 되었지만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안타깝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지역의 사정이나 형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주민들과 정도 들어 이제 같이 힘을 모아 일을 할만 하면 그만 떠나가는 공무원들...

 공무원의 인사 관행도 좀 바뀌면 좋겠습니다. 꼭 본청 인사과나 행정과와 같은 요직 부서를 거쳐야 승진을 잘하기보다는 주민과 직접 소통하고 현장에서 열심히 근무하여 시민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그런 공무원들이 빨리 승진하는 풍토가 빨리 조성되었으면 합니다.


                   다 좋았는데 이 간판이 옥에 티라고나 할까요. 친환경 사업이라 하면서 스텐의 차갑고 딱딱한
                   질감......             그리고 일한 흔적을 꼭 이렇게 크게 홍보하는 것이 좀 ....

열심히 일하는 강윤일 주무관님!
당신의 모습이 진정으로 아름답습니다.  빠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