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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 만들기

창원의 환경 척도, 봉암갯벌이 말한다.

선비(sunbee) 2011. 5. 2. 09:09

 공직생활을 하던 중 대학원 과정을 도시및교통공학을 공부하면서 도시문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1998년 무렵 창원천. 남천에 대해 1년 동안 관찰을 한 바 있었습니다.
 1년 동안 두 하천을 관찰한 결과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1. 창원천과 남천에는 의외로 1년 4계절 내내 하천으로 흘러드는 자연수가 있으며,
 2. 햇빛과 바람이 통하는 곳에는 저절로 식물이 자라 오염수를 정화하고 있으며,
 3. 토질에 있어 창원천은 마사토여서 세굴에 의한 작은 웅덩이가 많아 하천 내부에서 물이 썩고 있는 곳이 많고, 남천은 돌이 많아 하천의 자정작용이 잘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4. 창원천과 남천이 만나는 지점에서 봉암다리에 이르는 봉암천에는 의외로 게와 물고기가 많아 철새들이 많이 모여 들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철새들이 봉암에서 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퇴직 무렵 제안한 것이 ‘창원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이었습니다.
 저의 제안은 ‘창원천은 마사토 유실에 의한 웅덩이로 인하여 하천 자체에서 물이 썩고 있으므로 하천바닥에 돌을 깔아 햇빛이 도달할 수 있는 적정 수심을 유지하자’는 것이 주 골격이었습니다. 그런데 퇴직 몇 년 뒤 창원시가 이 사업을 한다고 하여 보니 엉뚱하게도 수중보를 만들고 온갖 놀이시설물들을 설치하는 걸 보고 “아이구 이거 틀렸구나!”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를 몽땅 뜯고서는 다시 한다고 한 사업이 오늘날 까지 그 모양 그 꼴입니다.
 너무나 어이가 없어 이제는 생태하천 꼴도 보기 싫습니다.

 그리고 당시 제가 또 주목한 곳이 있었는데 바로 봉암갯벌입니다.
 사진을 정리하다 우연히 발견한 것인데 주남저수지에서 찍은 사진의 철새보다 봉암갯벌에서 찍은 사진의 철새가 더 많은 장면을 본 것입니다.
 1999년 공무원을 퇴직하고 첫걸음에 가입한 단체가 마창환경운동연합이엇습니다.
 당시 마창환경운동에서는 주남저수지 옆 칠성아파트 건설에 주목을 하고 있었으므로 사실 창원천과 남천에 대해서는 별 신경을 못 쓰고 있기에 저는 이 사진들을 가지고 마창환경에서 봉암을 살리자고 제안을 하였습니다. 

  봉암갯벌은 면적으로 보거나 서식 생물종으로 본다면 그리 대단한 생태공간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위치가 공업도시의 도심에 있어 그 도시의 환경 척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환경수도를 주창하는 창원시의 환경수준을 가장 잘 대변해 줄 수 있는 상징이 봉암갯벌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이지 ‘삽질부’인 국토해양부가 이곳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4대강 사업을 비롯하여 환경파괴에 앞장 서 온 주범인지라 이참에 “우리도 환경을 지키는 마인드는 있다”라는 것을 자랑이라도 할 속셈인지는 모르지만 여하튼 반가운 일입니다.
 추측컨대 그들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을 하고서는 그들의 치적을 표시해야 하므로 그곳에 또 푯대가 나는 시설물을 설치하려 할 것입니다. 마창환경연합은 이점을 대단히 우려하면서도 일단은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요구할 계획입니다.

 창원시가 국가산업단지의 공업도시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진정한 환경수도로 위상을 찾고자 한다면 봉암갯벌의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시민의 뜻을 결집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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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두 사진을 비교해 보시면 과거 봉암갯벌의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갑니다.
옛날에는 명곡로타리까지 바닷물이 올라 왔다고 합니다.







지금 이곳에는 마창진환경운동연합에서 생택학습관을 운영하고 있어 많은 어린이들이 찾고 있다ㅗ 합니다.